쿠바

쿠바에서 온 편지

김창기
2026-05-28
지난 3월, 전기도 끊기고 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곳에서 두 주간을 보내다 돌아왔습니다. 이번 땅끝나라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아바나에서 두 시간 떨어진 마딴사스 근처에 있는 농장교회 방문이었습니다. 저녁 7:00 경에 동네에서 몰려온 아이들에게 목사님의 아들 Elias와 Danielis 커플, 그리고 여동생 Debora가 찬양과 율동으로 협조하고, 사모님이 잠깐 동안 복음을 전한 후, 찾아온 아이들을 각자 자리에 앉히고는 우리가 헌금한 돈으로 준비한 음식을 나누어 먹이는 일이었습니다. 약 60-70명의 아이들이 모였는데 나이대는 대략 2살에서 열두 세 살 정도까지 될 것 같았고, 정말로 끼니를 제대로 먹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목사님 가족과 그 교회 성도 몇 분들이 정성들여 준비한 따뜻한 밥에 닭고기 수프가 들어간 음식그릇을 나눠줬더니, 어린아이나 큰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받은 음식 그릇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너무 잘 먹는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에게까지 음식을 나누어주었으니 대략 80명 분은 족히 나누어 먹인 것이 되겠습니다. 음식이라야 밥 한 그릇을 엎어놓은 것에 닭고기를 찢어 넣은 수프를 부어놓은 것인데, 한 그릇에 살코기 서너점씩 들어있었고 목이 메지 않도록 물 한 컵씩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집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배를 곯던 아이들이 이곳 농장교회에 오면 찬양과 율동을 배우고 맛있는 음식을 먹게되니 아이들이 얼마나 즐거워했을지 상상이 갑니다. 식사시간이 끝나서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에게 한 성도 왈 “쟤네들은 오늘 저녁에 잠 잘 자겠네... 배가 불러서...”
대여섯살쯤 되어 보이는 한 남자 아이는 두 살 배기 여동생을 업고 와서는, 자기는 먹지 않고 동생을 먼저 먹이느라 애쓰는 모습이 너무 가슴 뭉클한 모습이었습니다. 돌아갈 때도 그 여동생을 자기가 업고 뒤뚱거리며 무리 사이를 비집고 집으로 가는 모습을 뒤에서 물끄러미 바라다 보다가 속에서 울컥하는 것이 올라옴을 느꼈습니다.
현지 교회 사모님이 옆에서 일러주기를, 이들 부모 가운데는 알코올 중독자도 많아, 아이들이 집에서 학대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그런 부모 밑에서 아이들은 끼니에 맞추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할 것이 자명한 일일 것입니다. 이런 농장 지대에서는 옆집에서 밥을 먹는지 못 먹는지를 알 수도 없고, 안다고 해도 누군가가 먹을 것을 가져다 줄 사람도 없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 아이들에게는 단지 음식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옷가지, 신발 등 생필품이면 어떤 것이든 다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해가 지고 어두워진 저녁 나절, 한 젊은 엄마가 넉달밖에 되지 않은 여자아이를 안고 목사 사택으로 찾아와, 자기 아이가 밤에 잠을 못자고 계속 울기만 한다면서, 기도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사모님이 내게 기도를 요청했습니다. 아직은 스페인어가 짧지만, 아이의 머리에 손을 얹고 주님께서 이 모녀를 불쌍히 여기셔서 아이의 불면증과 밤새 우는 것을 그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해 주었습니다. 기도 후에 엄마 품에 안긴 아이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까 그동안 잘 먹지도 못했는지, 아이가 너무 허약해 보였습니다. 사모님이 방에 들어가더니 어린 아이가 입을 예쁜 옷 몇 벌을 들고나와 아이 엄마의 손에 쥐어주니 아이 엄마는 이내 눈물을 흘리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쥴리아니 목사가 들려주는 이야기로는, 16년 전 Matanzas에서 하던 사역이 너무 어려워지면서 현재의 농장 지대로 이사들어왔을 때, 돼지 두 마리를 잡고 동네 사람들을 초대했더니 한 사람도 오지 않을 정도로 이곳 사람들은 외지인들에 대하여 거리감을 두고 있었다고 합니다. 평일날 농장 집들을 찾아다니면서 복음을 전하였을 때, 그들은 하나같이 복음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던 사람들이었는데, 지금은 아이들이 교회가는 것을 좋아하게 되자, 아이들을 따라와서 함께 예배에 출석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사람들로 변하게 되었다고... 
주님께서는 이곳 암흑의 땅에도 복음을 인하여 희망을 전하는 손길을 예비해 두셨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 이런 교회를 도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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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eph ChangMissionary for Cuba 817 501 9191